기고 및 법률자료

코리아 브랜드 33위

현 정부 들어 국가브랜드 가치를 높이고자 국가브랜드위원회의 활동이 활발한 것 같다. GDP 기준으로 13위인 우리나라의 국가브랜드 순위가 33위라니 정부가 발벗고 나설만 하다 하겠다. 브랜드위는 ‘배려하고 사랑받는 대한민국’을 새 브랜드로 정하고, 국제사회기여, 첨단기술제품, 문화관광산업, 다문화 사회, 글로벌 시민의식과 같은 5대 분야에서 10대 과제를 선정하여 추진하기로 했다고 한다.

브랜드의 기원은 인간이 물품을 제조하고 거래하기 시작한 고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근대적 개념의 브랜드는 중세유럽의 길드(guild) 조합원에 의하여 사용된 상표라 할 수 있다. 조합원들은 상품을 제조한 조합원을 표시하고자 사용하기 시작했던 브랜드가 차츰 출처표시기능을 넘어 다른 조합원들(경쟁업자) 사이에 경쟁력을 갖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이후 브랜드는 상거래에 있어서 필수적인 수단이 되어 버린지 오래다.

반도체는 ‘삼성’, 탄산음료는 ‘코카콜라’, 필름은 ‘코닥’등과 같이 떠올려지는 것이 브랜드의 힘이다. 이런 브랜드 파워가 이제 국가에도 적용되고 있다. 미국 하면 이노베이션의 나라 기회의 땅, 프랑스는 예술, 이태리는 패션, 독일은 기계, 스위스는 시계, 핀란드는 노키아 휴대전화, 뉴질랜드는 청정의 나라 등등이 바로 국가브랜드인 것이다.

우리도 자랑할 것은 많다. 반도체, 자동차, 선박, LCD, 모니터 등과 같은 세계 1위 제품 외에도 세계를 제패한 한국야구팀, 축구의 박지성, 태극낭자 골퍼들, 피겨퀸 김연아, 소프라노 조수미와 신영옥,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용 다트머스대학 총장, 매년 세계를 제패하는 기능올림픽 등등 많은 분야의 사람들이 한국의 국가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상품에 사용되는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국가브랜드가 올바른 가치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중요한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첫째는 이미지에 적합한 브랜드를 선정해야 하고, 둘째는 그러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하여 품질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된다는 점이 그것이다.

상품의 이미지에 적합한 브랜드를 선정한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자동차 브랜드를 선정하면서 음료수에 적합한 브랜드를 선정하거나, 컴퓨터 브랜드로 의류에 적합한 브랜드를 선정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이미지에 적합한 브랜드는 무엇일까? 은근과 끈기, 야망, 홍익인간, 투지, IT, 유구한 역사, 아름다운 풍광……. 브랜드위는 ‘배려하고 사랑받는 대한민국’이라 했다고 한다. 이 브랜드로 프랑스의 예술, 독일의 기계, 뉴질랜드의 청정과 같은 수준의 브랜드를 창조해낼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오래전 한 서양인으로부터 전해들은 얘기지만, 일본인은 한마디로 ‘kind(친절)'이라 할 수 있고, 한국인은 한마디로‘warm(따뜻함)’이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을 방문할 때마다 그들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들은 참으로 친절했다. 하지만 거기에서 우리의 따뜻함을 느낄 수는 없었다. 우리는 분명 따뜻한 가슴을 갖고 있는 국민임에 틀림없다. 예쁘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그렇지 않다고 말하던 겸양의 미덕을 갖춘 국민이었다. 지금은 ‘고맙다’고 답하거나, 더 나아가 ‘나 원래부터 예뻤는데’라고 말할 만큼 세상이 변해가고 있지만. 한 외국인의 한마디가 모든 것을 대변할 수는 없지만,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한마디로 나타낼 수 있는 코리아브랜드를 다시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다음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품질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세계 1위의 자리에 등극한 상품들의 품질은 다시 언급할 필요도 없다. 기능 올림픽이나 스포츠, 각 분야의 세계적인 인사들이 지구촌을 리드하고 있다. 문제는 대한민국 정부의 품질이다.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로 이루어진 대한민국 정부의 품질은 아직 갈 길이 멀다. OECD 국가들 중에서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행정부의 청렴도로써는 좋은 품질을 유지할 수 없다. 쇠망치국회, 막장국회와 같은 폭력이 난무하는 입법부로는 그동안 공들여 쌓은 이미지를 하루아침에 추락시킬 수 있다. 퇴임한 대법관이 대형 로펌으로 직행하고 변호사 개업하여 상고 사건을 싹쓸이하는 전관예우의 관행이 존재하는 한 사법부의 정의는 요원하고 국가이미지는 결코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 브랜드위가 선정한 10대 과제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우리 내부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